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은 너무나 익숙해서 '왜 1년은 12달일까?', '왜 어떤 달은 30일이고, 어떤 달은 31일일까?' 하는 질문을 쉽게 떠올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간단해 보이는 달력의 구조는 수천 년의 역사, 과학적 계산, 그리고 정치적 결정이 얽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년이 왜 12달로 나뉘었는지, 또 30일과 31일이 어떻게 결정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1년은 왜 12달일까?
1.1. 1년의 정의: 태양과 지구의 관계
1년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 즉 지구의 공전 주기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 주기는 정확히 365.2422일로, 이를 기준으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태양력(Solar Calendar) 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구의 공전 주기: 약 365일 5시간 48분 46초
이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4년에 한 번 윤년(2월 29일) 을 추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12달’이라는 구분은 과학적 계산뿐 아니라 인류의 문화와 역사적 배경이 깊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1.2. 고대의 달력: 12달의 기원
① 고대 수메르와 바빌로니아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은 하늘을 관찰하면서 달과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년을 12달로 구분했습니다.
왜 12달이었을까요?
달의 주기(약 29.5일) × 12개월 ≈ 354일
이로 인해 음력은 태양력과 약간의 차이가 있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끔 윤달(閏月) 을 추가했습니다.
② 고대 이집트: 태양력의 시작
고대 이집트에서는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한 달력을 사용했습니다.
1년을 12개월(각 30일) + 추가 5일 = 총 365일로 구성했습니다.
③ 로마의 달력: 현재 달력의 기초
고대 로마의 초기 달력은 10개월(304일)만 있었고, 겨울은 달력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로마 왕 누마 폼필리우스(Numa Pompilius) 가 1월(January)과 2월(February) 을 추가하여 12개월 체계를 완성했습니다.
2. 왜 어떤 달은 30일, 어떤 달은 31일일까?
2.1.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달력 개혁 (율리우스력)
기원전 46년, 로마의 지도자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 는 당시 혼란스러웠던 달력을 개혁하여 율리우스력(Julian Calendar) 을 도입했습니다.
1년 = 365일로 고정하고, 오차를 줄이기 위해 4년에 한 번 윤년 추가(366일)하였으며, 홀수 달은 31일, 짝수 달은 30일로 설정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2.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욕심? (August의 비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뒤를 이은 아우구스투스(Augustus) 황제는 7월(July) 이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름을 따서 31일인 것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이름을 딴 8월(August) 도 31일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8월을 31일로 늘리기 위해 9월(September)과 11월(November)의 일수를 30일로 줄였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의 31일-30일 패턴이 완성되었습니다.
조금 황당하긴 하네요;;
2.3. 2월이 가장 짧은 이유
왜 하필 2월은 28일(윤년에는 29일)로 가장 짧을까요?
고대 로마에서는 2월이 ‘정화와 속죄의 달’ 로 여겨져 덜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월은 가장 불길한 달이었고 그래서 가장 짧은 달로 남게 되었고, 윤년 때 하루를 추가해 29일이 되었습니다.
3. 여러가지 궁금증 및 답변
Q1. 1년을 13달로 나눌 수는 없을까?
과거에는 13개월 달력(각각 28일 + 1일의 여분) 이 제안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12달 체계가 역사, 종교, 문화적으로 깊이 자리 잡아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Q2. 왜 31일이 연속으로 오는 달은 없을까?
31일이 연속으로 배치되면 계절과 태양의 주기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30일과 31일이 번갈아 배치되었습니다.
Q3. 2월이 30일인 적이 있었나요?
네, 실제로 1712년 스웨덴에서는 2월 30일이 존재했습니다! 당시 스웨덴은 윤년 조정을 실수하여 2월 30일이라는 ‘보너스 날짜’를 추가했습니다. 이때 태어난 사함은 생일이 영영 돌아오지 않겠네요ㅠㅠ
4. 세계 각국의 흥미로운 달력 에피소드
4.1. 프랑스 혁명 달력 (French Republican Calendar)
1793년 프랑스 혁명 후, 기존 달력을 폐지하고 1년을 12개월 × 30일 + 보너스 5일로 나눈 새로운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각 달은 포도, 안개, 눈 같은 자연 현상을 이름으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복잡해서 몇 년 후 폐지되었습니다. (역시 익숙한게 최고!)
4.2. 이슬람력 (Hijri Calendar)
이슬람력은 달의 움직임(음력) 을 기준으로 하며, 1년이 약 354일입니다. 이로 인해 라마단(금식 기간) 같은 이슬람 축제가 매년 조금씩 날짜가 바뀝니다.
4.3. 마야 달력 (Mayan Calendar)
마야 문명은 정교한 달력 체계를 개발하여 태양력과 음력을 결합한 복잡한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2012년 인류 종말설’ 로 유명한 마야 달력은 사실 종말이 아닌 새로운 주기의 시작을 의미했습니다. 그래서 2012란 영화도 있었죠. 하지만 13년째 지구는 멀쩡합니다...
5.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 그레고리력의 탄생
158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 는 율리우스력의 오차를 보완하여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 을 도입했습니다.
*윤년 규칙 개선: 4년마다 윤년을 추가하되, 100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해는 제외(단, 400으로 나누어 떨어지면 윤년 유지)
이 개혁 덕분에 현재의 달력은 태양의 움직임과 거의 정확히 일치합니다. 윤년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6. 마치며(요약정리)
✔️ 1년이 12달인 이유는 고대 바빌로니아와 로마 시대의 관습과 태양 주기에 기반합니다.
✔️ 30일과 31일의 배분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개입으로 결정되었습니다.
✔️ 달력은 단순한 날짜를 넘어서 역사, 문화, 과학, 정치의 결정체입니다.
다음번 달력을 볼 때, 이 숨겨진 이야기를 떠올리면 조금 더 흥미로울 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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